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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소금, 퉁소, 단소,

피리, 태평소,


생황,


나발, 나각

◎ 동양에서는 플루트 종류의 악기를 적(笛)이라고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세로로 부는 것을 종적(縱笛)이라 하고, 가로로 부는 것을 횡적(橫笛)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본래 종적만 있었고 횡적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메리카, 태평양 제도에도 역시 횡적이 없었고 아시아 대륙에서도 중근동이나 인도네시아 지방에는 없었다. 이처럼 중국, 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인도에만 횡적이 있었던 것은 고대 악기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간에 불가사의로 알려졌다.

◎ 횡적은 대(竹 )나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대나무는 주로 아시아 대륙에서 산출되며 특히 중국, 한국, 일본에서 각종 가구와 그릇 및 건축 자재 등 생활필수품으로 애용되었고, 상고시대부터 예술과 철학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녀왔다. 대는 동양 특유의 미술 양식인 묵화의 주요 대상이었고,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에서 볼 수 있듯이 군자의 벗이었다. 선비들의 이상향은 바로 죽림(竹林)이었다. 이렇듯 대나무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동아시아에서 대로 관악기를 만들었던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대에는 마디가 있고 마디는 반드시 막혀 있기 때문에 한쪽 끝이 막히고 나머지 끝은 통하는 관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다. 종적은 양편이 다 뚫리는 게 원칙이지만 횡적은 한편이 반드시 막혀서 그 쪽으로 취구(吹口)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대나무로 횡적은 어렵지 않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적(笛)이라는 한자부터 대(竹)에서 말미암은(由) 것을 의미한다.

1. 대금(大笒)

통일 신라 삼죽(대금, 중금, 소금)
횡적, 저, 젓대
취구, 청공(갈대청), 쌍골죽
관현합주 할 때 조율(임종 : Bb)
만파식적(萬波息笛)

● 대금은 대나무 관대에 취구와 지공과 청공(淸孔)을 뚫어 옆으로 부는 관악기이다. 대금은 전해오는 여러 관악기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길고 관이 굵은 축에 들며, 다양한 취법(吹法)에 의하여 키가 전혀 없이 여섯 개의 지공만으로 두 옥타브와 완전 5도의 넓은 음역의 소리를 낸다. 취구(吹口)는 서양의 플루트보다 월등 넓어서 하나의 음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대금의 가장 중요한 특색은 취구 바로 옆에 또 하나의 큰 구멍, 즉 청공이 있는 점이다. 청공은 갈대의 속에서 빼낸 얇은 막, 즉 청을 팽팽하게 붙여 놓는데 이 청이 공명되어 다양한 음색의 변화를 일으킨다. 청이 떨리면서 흐르는 대금의 그윽한 가락은 때로 달밤에 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를 듣는 듯 무위자연의 세계로 젖어 들게 한다.
정악용 대금과 산조용 대금 두 종류가 있다.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
대금은 신라 제31대 신문왕 때 국보로 삼았다는 ‘만파식적’설화에 나오는 악기이다. 대금은 ‘거친 바다를 잠재우는 신의 소리’로 나라가 어려울 때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악기였다.
“왕이 곧 이 대나무를 베어서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나라의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해결됐다고 한다. 적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비가 올 때는 개며, 바람과 물결도 잠잠해졌다. 그래서 이 피리를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이라 이름 지었다.”

추천 감상곡
1. 대금산조 중모리
2. 대금독주 청성자진한잎
3. 이생강류 대금산조     대금/권호윤
4. 원장현 작곡 / 산조대금 즉흥연주 ‘한’
5. 김영동 작곡 / ‘삼포가는 길’
6. 김수철 작곡 / ‘천년학’(영화 서편제 OST)
7. 황의종 작곡 / ‘강마을

청성자진한잎(청성곡, 淸聲曲)
가곡의 끝 곡인 태평가의 반주음악을 변주하여 대금이나 단소로 연주하는 독주곡을 말한다. 청성이란 말은 원래 높은 음을 뜻하는 말로서, 이 곡이 주로 높은 음역에서 연주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길게 뻗는 음과 화려한 장식음이 조화를 이루며 맑고 그윽한 느낌을 준다.

영화 '서편제' OST
‘서편제’OST는 OST 사상 이례적으로 70만 장이 판매됐다. 대금 연주곡 ‘천년학’, 소금 연주곡 ‘소릿길’ 그리고 영화 속 오정해와 김명곤의 판소리가 수록돼있다.

2. 소금(小笒)

소금은 가로로 부는 횡적류(橫笛類) 악기이다. 관악기 중 가장 높은 음역을 가졌으며, 음색은 맑고 투명하다. 대나무 관을 통하여 나오는 맑은 음색은 관현악의 색채를 화려하게 하는데 주로 쓰인다.

추천 감상곡
1. 김영동 작곡 / ‘귀소’
2. 김수철 작곡 / ‘소릿길’(영화 서편제 OST)

3. 단소(短簫)


단소는 세로로 부는 관악기의 한 가지다. 단소라는 이름은 세로로 부는 퉁소보다 짧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생각된다. 주로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금, 장구, 양금과 함께 줄풍류에 자주 편성되며, 이 밖에도 생황이나 양금과의 이중주, 즉 생소병주(笙蕭竝奏)나 양금 ․ 단소병주 및 독주 등에 폭넓게 애용된다.

추천 감상곡
   
단소, 양금 병주  ‘세령산’

4. 피리


종적
당피리, 향피리, 세피리
겹서(double reed)

피리는 대나무 관대에 겹서를 끼워 입에 물고 부는 관악기이다. 인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크로드를 따라 문명의 교류가 이루어질 때 중국, 한국, 일본에 까지 널리 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궁중 음악과 민간음악의 합주에서 주선율 악기로 활용되었고, 피리 산조와 시나위, 피리 정악 등의 독주 악기로도 애용되고 있다. 향피리, 세피리, 당피리의 세 가지가 있다.

서역으로부터 고구려에 수입된 피리는 우리 악기로 토착화되어 향토의 피리라는 뜻으로 향피리로 불렸고, 중국화된 피리가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에 다시 수입되자 이것을 당피리라 부르게 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선비들의 단아한 풍류에 적합하게 향피리보다 음량이 적고 음색이 부드러운 가느다란 세(細)피리가 만들어졌다.

피리는 시누대로 깎은 두 개의 서(簧, reed)를 한데 합친 겹서(複簧, double reed)로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서는 본래 혀의 변음인데 사람의 혀를 남도 방언으로 서라고 한다. 겹서를 입에 물고 불면 서 사이로 입김이 들어가면서 서가 울려서 소리가 난다. 고대 그리스의 세로로 부는 관악기는 대부분이 겹서 악기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스의 아울로스(aulos)도 겹서 악기였다고 한다. 고대 오리엔트와 그리스에서 발생한 겹서 아기는 페르시아와 인도를 거쳐서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에 이르고, 북쪽으로는 중국을 통하여 우리나라와 일본으로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처럼 피리가 애용되는 나라는 없다. 일본의 경우 피리를 히찌리기라고 부르는데, 이 악기는 궁정에서만 사용될 뿐 민속 음악에는 쓰이지 않으며 중국에서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궁중 음악에서 민속악에 이르기까지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피리는 현재 아주 한국적인 악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 가지 피리 중 당피리는 관대가 가장 굵어서 크고 힘찬 소리를 내기 때문에 궁중음악 중 편종 및 편경과 함께 고박하고 우람한 음악을 연주할 때 사용된다. 향피리는 모든 무용 음악과 관악 합주곡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악기이다.

피리가 우리음악에서 이처럼 중요시되는 이유는 음악의 강약과 고저를 사람의 목소리처럼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어서 국악에서 필요로 하는 표정 깊은 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리는 한 구멍에서 무려 장6도의 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변화의 폭이 넓다. 피리의 음색은 또 한국인이 좋아하는 생동감을 지니고 있다.
향피리를 다시 가늘게 고친 세피리는 소리가 작고 부드러워 비단실처럼 곱고 섬세한 가락을 수놓을 수 있다. 거문고나 가야금과 함께 명상적인 풍류와 서정적인 노래인 가곡이나 시조의 반주에서는 반드시 세피리가 사용된다.

추천 감상곡

1. 피리 산조 ‘중모리’
2. 피리독주 ‘평조회상 상령산’
3. 피리독주 ‘창부타령’
4. 이생강 연주/ 피리 ‘Summer Time’

5. 태평소(太平簫)


● 태평소는 새납 또는 호적이라고도 불리며 원추형의 나무 관대에 깔대기 모양의 동팔랑(銅八郞)을 대서 만들고, 관대에 겹서(double-reed)를 꽂아 부는 관악기이다. 세고 당찬 소리를 내는 태평소는 씩씩하고 위엄 있는 군악(軍樂)과 야외에서 펼쳐지는 불교 의례와 민간의 농악대 등에 편성되었다.

추천 감상곡
1. 태평소와 허튼춤

6. 생황(笙簧)


● 생황은 아악기(雅樂器) 팔음(八音) 중 포부(匏部)에 드는 아악기지만 아악 외에 당악(唐樂)과 향악(鄕樂)에도 편성되었고, 조선 후기에는 풍류방(風流房)에서도 연주된 다관식(多管式) 관악기이다. 서로 길이가 다른 여러 개의 대나무 관이 통에 꽂혀있는 모습은 마치 봄볕에 모든 생물이 돋아나는 것처럼 삐죽삐죽하고, 그 소리는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생(生)의 뜻을 담고 있어 생(笙)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국악기 가운데 유일한 화음악기이다.

추천 감상곡
1. 생소병주 ‘수룡음’
2. 박경훈 작곡/생황합주곡 ‘화’

생소병주 '수룡음'
수룡음은 전통가곡의 평롱, 계락, 편수대엽 등의 성악곡을 기악화한 음악이다. 우리 악기 중 유일한 화성악기이며 신비로운 음색을 가진 생황과 청아하고 투명한 음색을 가진 단소가 조화를 이루는 병주 형태로 연주된다. 정갈하면서도 선계를 꿈꾸는 듯 한가로운 곡상은 ‘수룡음’이라는 아명(雅名)에 어울리는 독특한 기품을 자아낸다.

7. 나발(喇叭)


● 나발은 나무나 쇠붙이로 만든 긴 대롱을 입으로 불어 소리 내는 아주 간단한 구조의 관악기이다. 끝이 나팔꽃처럼 넓게 벌어진 나발에서는 나지막하면서도 큰 소리가 난다. 이런 나발 소리는 단순하지만 위엄이 있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적합해서 주로 군악, 농악 등에 즐겨 편성되었다.

8. 나각(螺角)


● 나각은 ‘소라 피리’이다. 바다에서 건져 낸 소라껍데기 끝 부분에 구멍을 내어 불면 뱃고동같이 멀리 가는 소리가 난다. 그러나 나각은 ‘피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 구조가 단순하다. 소라가 지닌 자연음을 그대로 낼 뿐이며, 음정도 단 한 개 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각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군대의 행렬과 불교 의례에 사용되어 왔다. 현재는 대취타(大吹打) 연주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