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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조선시대 종묘의 제사에 사용되었던 기악과 노래와 무용을 말한다. 종묘제례악에 사용되는 음악인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은 세종 때 만들어졌으나, 그 당시에는 회례악으로 사용되었고, 세조 때 이르러서 종묘제례악으로 사용되었다. 세종 때의 보태평은 11곡, 정대업은 15곡이었는데, 세조 때에 이르러 보태평 11곡, 정대업 11곡으로 고정되었다.



2. 가곡(歌曲) -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

가곡과 시조는 중산층의 선비들이 시조시에 얹어 불렀던 성악예술이다. 시조는 시조시의 초,중,종장 형식을 그대로 따르는반면, 가곡은 시조의 초장과 종장을 각각 쪼갠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현재 남은 총 41개의 곡은 26개의 남창 가곡과, 15개의 여창 가곡으로 되어 있다.
가곡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음절의 모음이 길게 늘어지는 가창 양식에 있다(語短聲長). 모음의 뉘앙스와 이 모음의 주위를 꾸미는 장식음이 중요하며, 거문고와 대금은 선율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규모의 관현악 반주에 시조시(時調詩) 를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5장 형식으로 전주 및 후주격인 대여음과 간주격인 중여음은 노래없이 악기로만 연주한다. 반주악기 편성은 대금, 세피리, 해금, 거문고, 가야금, 장구 등으로 이루어지며, 양금과 단소가 추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목소리의 선율의 형태는 기악음향에 동화되지 않는다. 중요한 음악적 뉘앙스는 모음이 선율의 흐름 가운데서 변화하는 현상이다. 변화의 정도는 가창의 속도가 느릴수록 강하다. 왜냐하면 모음의 긴 흐름이 색깔을 세분화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음의 변화는 음고가 상행하는 부분에서 자주 나타난다. 가창자는 원래의 발음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하', '후', '호'와 같은 사이모음들을 삽입하는데, 이것은 길게 늘어지는 모음의 강세에 기여한다. 지나치게 음절이 긴 경우에는 의미적 상관관계가 있는 가사 도중이나 한 모음 가운데서도 호흡이 분절된다.
여창 가곡은 발성기법적으로 후두만 사용하지 않고, 가성(聲)도 사용한다. 이 기법의 매력은 한 음절 안에 몇 번씩 변하는 성역(聲域)의 음색변화에 있다. 후두에서 출발하는 숙련되지 않은 소리와 부드러운 가성이 음색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창의 우수성은 성역 사이를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역량에 달려 있다. 연결 부분의 색채 뉘앙스가 중요하므로, 이 발성기법은 다양한 음역의 동질성을 추구하는 벨칸토의 소리이상과 다른 것이다. 

가곡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만대엽이 처음 보이는 악보는 안상의 금합자보이다. 그리고 1610년에 만들어진 양덕수의 양금신보에는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 등이 고려시대의 악곡인 정과정 삼기곡((鄭瓜亭 三機曲)에서 온 것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삭대엽에서 많은 곡들이 파생 발전되어 오늘날과 같은 가곡의 한 바탕을 이루게 되었다.


* 가곡과 시조의 비교

가곡: 5장
줄풍류 반주(단소, 대금, 세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장구)
우조, 계면조 사용

시조: 3장
대금, 장구 반주
계면조 사용


* 가곡에서 파생된 기악곡들

1) 자진한잎
가곡의 반주음악을 노래없이 삼현육각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가. 염양춘(艶陽春)

염양춘은 가곡의 계면두거가 악기반주로 따로 독립한 곡만을 이르기도 하고, 계면곡을 이루는 계면두거 · 평롱 · 계락 · 편수대엽을 통틀어서 일컫기도 한다.

나. 경풍년(慶豊年)

일명 자진한잎(數大葉) 이라고도 불리우는 경풍년(慶豊年)은 가곡(歌曲)에서 출발한 음악이다. 본래 가곡을 반주 할 때에는 세악(細樂) 편성을 하지만, 이를 향피리와 대금 · 해금을 중심으로 한 관악합주 음악으로 새롭게 변화시킨 음악이 바로 경풍년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진한잎은 사관풍류라고 하기도 하는데, ‘사관’은 ‘향관(鄕管)’의 변음(變音)으로서, 즉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풍류를 뜻한다. 자진한입을 일명 거상악(擧床樂)이라고 하듯이, 원래는 궁중의 연회(宴會)에서 사용하던 음악이다. 넓은 의미의 경풍년은 우조두거(羽調頭擧), 변조두거(變調頭擧), 계면두거(界面頭擧), 평롱(平弄), 계락(界樂), 편수대엽(編數大葉)의 6곡을 말하고, 이는 다음과 같이 좁은 의미로 서로 달리 구분되어 불리기도 한다.

· 경풍년(慶豊年) - 우조두거
· 수룡음(水龍吟) - 평롱, 계락, 편수대엽
· 염양춘(艶陽春) - 변조두거 혹은 계면두거, 평롱, 계락, 편수대엽

2) 청성자진한잎
가곡의 끝 곡인 태평가의 반주음악을 변주하여 대금이나 단소로 연주하는 독주곡을 말한다. 다른 이름으로 청성곡(淸聲曲)이라고 한다. 청성이란 말은 원래 높은 음을 뜻하는 말로서, 이 곡이 주로 높은 음역에서 연주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길게 뻗는 음과 화려한 장식음이 조화를 이루며 맑고 그윽한 느낌을 준다.


3. 가사(歌詞)

가사체의 긴 사설을 일정한 장단에 의해 노래하는 성악곡이다. 남창 가곡과 달리 속소리를 쓰며 요성법에 민속악적 표현이 쓰이기도 한다. 백구사, 춘면곡 등 12곡이 전한다.
수성(隨聲)가락 반주를 한다. 수성가락이란 소리를 따라 연주하는 가락을 뜻한다. 가사나 시조를 반주할때 정해진 악보없이 노래의 주선율을 따라 연주를 하면서 악기 특유의 시김새를 첨가하기도 한다. 또한 반주악기가 둘 이상일 때는 서로 음역을 달리하거나 혹은 다른 악기가 연주한 선율을 변주하는 등 다양한 즉흥성을 보이기도 한다.

* 백구사

백구야 펄펄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로다. 성상(聖上)이 바리시니 너를 쫓아 예왔노라. 오류춘광(五柳春光) 경(景) 좋은데 백마금편화류(白馬金鞭花遊) 가자

* 춘면곡

춘면을 느직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허니
정화(庭花)는 작작(灼灼)헌데 가는 나비를 머무는 듯
안류(岸柳)는 의의(依依)허여 성 권내를 띄웠에라


4. 시조(時調)

시조시(時調詩)를 가사로 노래하는 음악으로 3장 형식이다. 가곡에 비해 노래 길이가 짧으며 관현반주를 갖추어 노래하는 가곡과 달리 장구와 대금 등의 간단한 악기 반주로 노래한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경제, 영제, 완제, 내포제 등으로 나뉜다. 시조의 종류로는 평시조, 사설시조, 지름시조 등이 있다.
종장의 3음보를 생략하는 파격의 미가 보인다.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5. 잡가(雜歌)

전통사회에서 전승되어 조선말기에서 20세기 초에 특히 성행하였던 노래의 하나로서 전문예능인들의 노래, 곧 기생·사당패·소리꾼과 같은 전문가들이 긴 사설을 기교적 음악어법으로 부르는 노래를 잡가라고 하며 이보다 단순한 비전문가들의 노래인 민요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따라서 민요는 별도의 전승 과정이 없이도 구전되지만 잡가는 반드시 스승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거쳐서 이어져 오고 있다. 불려졌던 지역에 따라 경기잡가, 서도잡가, 남도잡가로 나누며, 서서 부르는 입창(立唱:선소리)도 잡가에 포함된다.

대개 민요에는 후렴이 붙는 짧은 사설을 정해진 선율에 반복하는 유절형태가 많은데 비하여 잡가는 긴 사설을 통절형태로 노래하는 것이 보통이고 앉아서 노래할 때와 서서 노래할 때에 격식을 달리한다.

가사·판소리·민요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 내용과 형식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선소리는 소고를 든 여러 사람의 소리꾼들이 소고를 치고 발림춤을 추면서 부르는데 이는 우리나라 민속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연행 형태로 이 소리의 유래가 사당패들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가. 경기잡가

1) 긴잡가(12잡가)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에서 불려 졌던 노래로서 앉아서 부른다 하여 경기좌창이라고 한다. 굵고 폭넓은 요성을 쓰는 점이 가사와 다르며 장단은 대개 6박자의 도드리 장단으로 되어있다.
가사내용은 판소리처럼 서사적 이야기들이고, 처음에는 유산가(遊山歌), 적벽가, 제비가, 집장가, 소춘향가, 선유가, 형장가, 평양가, 8잡가였으나, 후에 달거리, 십장가, 출인가, 방물가 등이 덧붙여져 12잡가가 되었다.

<유산가(遊山歌)>

<유산가>는 사설이나 가락 면에서 12잡가 중 가장 뛰어난 곡으로 꼽히며 박춘경이 지었다고 전한다.

봄이 되어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중국의 명승지에 견주어 예찬하는 내용이다.

"화란춘성(花爛春城) 허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山川景槪)를 구경을 가세, 죽장망혜 단표자로 천리강산 들어를 가세……."
서도소리의 음계에 도드리장단이다.


2) 휘모리잡가

12잡가에 비하여 속도가 빠르며, 그 가사 내용이 해학적이고 재미있다. 사설시조와 유사한 점이 많으나 장단과 창법에 있어서 구별된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휘모리잡가로는 곰보타령, 생매잡아, 만학천봉, 육칠월 흐린 날, 한잔부어라, 병정타령, 기생타령, 바위타령, 비단타령, 맹꽁이타령 등이다.



나. 서도잡가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불리는 잡가로서, 서도민요 선법으로 되어 있다. 사설이 길고, 장단 없이 노래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해지는 곡으로는 공명가 ․ 사설공명가 ․ 제전 ․ 초한가 ․ 추풍감별곡 ․ 적벽부 ․ 관동팔경 ․ 영변가 ․ 관산융마 등이 있다.

적벽부와 관산융마는 글을 읽듯이 노래하기 때문에 시창(詩唱) 또는 송서(頌書)라 하기도 한다.


<적벽부>

임술지추칠월 기망에 적벽강 배를 띄워 임기소지 노닐적에 청풍은 서래허고 수파는 불홍이라 술을 들어 객을 주며 청풍명월 읊조리고 요조지장 노래할 제 이윽고 동산에 달이 솟아 두우간으 배회하니 백로난 횡강하고 수광은 접천이라 가는 곳 배에 맡겨 만경창파 떠나갈 제 호호한 빈 천지에 바람 만난 저 돛대는 그칠 바를 몰라 있고 표표한 이내 몸은 우화등선 되었어라 취흥이 도도하여 뱃전치며 노래할 제 그 소리에 하였으되 계도혜 난장으로 격공명혜 소류광이로다 묘묘혜 여회여 망미인혜 천일방이로다.


다. 남도잡가

남도잡가는 남도지역에 전승되던 사당패 소리가 민요를 부르던 소리꾼들의 소리로 바뀐 것으로 조선시대의 명창 신방초(申芳草)에 의해 발전되었다.

남도잡가는 보렴, 화초사거리, 육자배기, 흥타령, 개구리타령 순으로 부른다.



*입창 (立唱) – 선소리 산타령*

서서 노래한다하여 입창이라고 하고, 선소리라고도 부른다.

경기도의 여러 지역에서 많이 불려지기 시작했는데, 특히 뚝섬패, 왕십리패, 성북동패, 과천패 등이 유명하였다. 이 소리패들을 선소리패라고 불렀다.

가. 경기선소리 산타령(京畿立唱)

경기선소리 산타령은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 개구리 타령 순으로 부른다. 1968년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이창배, 유개동, 김수현, 김순태, 정득만을 기예능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놀량>

경기 선소리 산타령의 첫째 곡이다. 교대로 하나나 둘이 앞소리를 메기고 여러 소리꾼이 다같이 뒷소리를 받으며 소리를 이끌어 나간다. 소리는 사설을 엮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개 소리를 한없이 길게 뽑으며 입타령을 길게 멜리스마틱으로 뻗어나가는데 높게 통성으로 지르다가 더욱 솟구칠 때에는 속목으로 내는 소리가 멋들어지게 들린다. 경쾌한 경토리의 전형적인 서울소리조로 시원하게 지르는 경우가 많아 장쾌한 느낌을 준다.


나. 서도 선소리 산타령(西道立唱)

평안도, 황해도 등 서도지역에 전승되는 선소리 산타령을 서도 선소리(서도입창)라 이른다.
서도 선소리 산타령은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경발림으로 짜여져 있다.



6. 가야금병창

단가나 판소리 그리고 민요를 가야금 반주와 함께 노래하는 형태의 음악을 가야금 병창이라고 한다. 병창은 노래와 노래사이를 연결해주는 가야금의 연주가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음악이다. 녹음방초, 죽장망혜, 호남가, 춘향가 중 사랑가, 수궁가 중 고고천변, 흥보가 중 제비 노정기 등이 있다.

<녹음방초>

녹음방초(綠陰芳草) 승화시어 해는 더디 간고. 그달 그믐 다 보내고 오월이라 단오일은 천중지가절(天中之佳節)이요. 일지지창외 허여 창창한 숲속의 백설이 잦았구냐. 때때마다 성언앞에 산량자치(山梁雌稚) 나단말가. 광풍제월 너른 천지 연비어약 허는구나.



7. 단가(短歌)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짧은 노래로 첫머리에 부르는 노래라는 뜻에서 허두가(虛頭歌)라고도 한다. 조는 평조와 우조, 장단은 중모리로 된 곡이 많다. 죽장망혜 ․ 운담풍경 ․ 강상풍월 ․ 고고천변 ․ 진국명산 ․ 편시춘 ․ 호남가 ․ 만고강산 ․ 장부가 ․ 백발가 ․ 이산저산 등이 있다.


<진국명산>

조선 시대의 서울 장안의 산세가 빼어남과 나라가 태평함을 노래한 단가이다.
사설은 「편삭대엽」이라는 가곡과 비슷하며, “관우희”라는 글에도 이 단가를 언급한 대목이 있다.
고종 때의 송만갑이나 장판개와 같은 명창들이 잘 불렀던 이 단가는 중모리장단에 평조로 되어 있으며 가락은 화평스럽고 장엄하다.


[진국명산 만장봉이요 청천삭출금부용과, 거벽은 흘립허여, 북주로 삼각이요, 기암은 두기, 남안잠두로다. 좌룡 낙산, 우호 인왕, 서색은 반공 응상궐인데 숙기 종영 출인걸이라. 미대라, 동방 산하지고여. 성대태평 의관문물 만만세지 금탕이라. 년풍코 국태민안허여, 구추황국 단풍지절의 인유이봉무커늘, 면악 등림허여 취포반환하오며 감격군은허오리라. 남산 송백 울울창창, 한강 유수난 호호양양. 주상 전하는 차산수하같이 성수무강허사, 산붕수갈토록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이 되어 강구연월의 격양가를 부르리라. 연광이 반이나 넘거드면 부귀와 공명은 세상 사람들게 모두다 전하고, 가다 아무데나 기산대하처의 명당을 가리어, 오간팔작으로 황학루만큼 집을 짓고, 유정한 친구 벗님과 좌우로 모두다 늘어앉어, 오음 육률을 찾어 보세.]


<이산저산>

이 단가는 생긴 지가 오래지 않다. 사설의 내용은 세월이 감에 따라서 늙어짐을 한탄하는 다른 단가와 비슷하나, 요즈음에 생긴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고사를 인용하지 않고 있다.
중모리장단에 계면조로 되어 있다. 단가를 계면조로 짜는 것은 요즈음 들어 있는 일이며, 옛날에는 그런 일이 드물었다. 슬픈 느낌을 준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가 있느냐?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허여, 제 절개를 꽃피지 않은 황국 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지허면 단 사십도 못 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가지마라. 아가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어리다가 대랑 매달아놓고 국곡 투식허는 놈과 부모 불효 허는 놈과 형제 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 더 먹소, 들 먹게”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8. 판소리

판소리는 노래하는 사람이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서 춘향가 또는 심청가 같은 긴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는 성악곡이다. 노래하는 사람은 소리, 아니리, 발림으로 이야기를 노래하는데 ‘소리’는 노래, ‘아니리’는 말, ‘발림’은 몸짓을 말한다.

판소리는 영조 무렵에 12마당이 불려졌으나 19세기 신재효에 의해 6마당으로 정리되었고 오늘날에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5마당만이 전해진다.

판소리는 음악과 문학, 그리고 서사적 성격의 극적 요소를 아우르는 공연양식이다. 이러한 특성은 시각적 의미의 '판'과 청작적 의미의 '소리'를 결합한 예술갈래의 이름에 이미 나타난다. 즉 공연은 이야기를 창으로 엮는 광대와, 반주와 대화의 역할을 하는 북 연주자인 고수, 그리고 청/관중의 추임새에 의해 실현된다. 판소리의 예술적 가치는 소리가 사설의 내용을 형상화하는데 있다. 창자는 삼라만상의 소리를 내는 소리꾼인 동시에 이야기꾼이다. 소리의 넓은 폭과 다양한 음색의 구사, 시김새의 기교와 긴 호흡은 득음한 광대의 기본 자질이며, 극중 인물, 서술자, 현실 속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다중적 역할이 광대에게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판소리의 창법은 한국어 고유의 음성학적 요소를 최대한 다양하게 구현하도록 숙련된다. 탁하고 거칠면서도 맑고 부드러운 소리, 무한히 펼쳐지는 음형의 미분음적 떨림은 소리에 색채적 조명을 더해준다.

소리가 판을 짠다는 말은 이미 다수의 주체와 공간성을 함유하며, 소리에 대한 공간적 지각을 기대한다. 이는 판소리가 탈춤, 풍물놀이와 인접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의 원형인 무속의 굿의식이 '굿판', '놀이판'의 연행공간이라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즉 서사 텍스트에서 시간은 이미 놀이공간을 기대한다. 이야기를 소리로 엮는 사람은 광대이지만, 서양 근대연극에서처럼 개인으로서의 작가나 연기자가 아니라, 광대, 고수, 청/관중이 공동체 놀이판을 짜는 것이다.

판소리의 묘미는 고수와 청/관중이 사설의 특정한 대목이 연결되거나 극적 상황이 고조되는 부분에서 추임새를 통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래서 추임새가 부재하는 판소리 공연은 불완전하다. 고수는 광대와 청/관중 사이의 매개자로서 장단을 바꿔가며 이야기의 흐름을 조정하는가 하면, 상대역이나 추임새를 하기도 한다. 이 '집단즉흥'은 공연환경을 정서적으로 환기함으로써 서사 텍스트의 고정된 틀에 유동성을 부여한다. 그리하여 공연 텍스트의 시간은 서사 텍스트의 시간으로부터 분리된다.

사설의 내용을 형상화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얼굴표정, 손수건과 부채가 보조수단으로 작용하는 발림(너름새), 즉 몸짓이다. 광대의 동작은 서양 근대 연극양식에서의 그것처럼 사실적이지는 않으나, 이야기의 내용과 장단에 맞아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판소리의 무대는 매우 단순하게 꾸며져 있다. 그런데 의상과 무대장치의 최소화가 '시각적 변환의 가능성들을 최대화'한다. 여기서 공연자가 아닌 청/관중의 몫으로 배치된 '공소空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소는 풍물굿에서보다는 탈춤에서, 탈춤에서보다는 판소리에서 더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청/관중의 추임새가 이 비어 있는 장소를 메움으로써 비로소 공연은 완성되는 것이다. 즉 소리와 발림(몸짓), 그리고 추임새는 지각통합의 놀이공간을 생성시킨다.


<동편제,서편제,중고제>

동편제

섬진강 동쪽 운봉, 구례, 순창 지역에서 전해지며 씩씩하고 웅장한 소리제로 송흥록을 시조로 함.

서편제

섬진강 서쪽 광주, 나주, 보성 지역에서 전해지며 정교하고 감칠맛이 나는 소리제로 박유전을 시조로 함.

중고제

경기도, 중청도 지역에서 전해지는 소리제로 소리의 높낮이가 분명하다. 염계달, 김성옥을 시조로 함.


<판소리 용어>

판소리 : 부채를 든 소리꾼이 고수의 북 장단에 맞추어, 소리 ․ 아니리 ․ 발림을 섞어가며 긴 이야기를 엮어가는 극적인 음악

고수(鼓手) : 소리판에서 북장단을 치는 사람

일고수 이명창(一鼓手 二名唱) : 판소리에서 명창의 능력 못지않게 고수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

추임새 : ‘추어준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고수가 소리꾼의 소리 사이사이에 ‘얼씨구’, ‘좋지’, ‘잘한다’, ‘그렇지’ 같은 말을 하여 흥을 돋우는 말

단가(短歌) :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노래할 사람의 목도 풀어주고 관객들의 관심과 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부르는 3-4분 정도의 짧은 노래. 첫머리에 부르는 노래라는 뜻에서 허두가(虛頭歌 )라고도 한다.

신재효(申在孝 : 1812-1884) : 광대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왔던 판소리 사설 중 <춘향가>, <수궁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변강쇠가>의 여섯 마당을 문헌으로 정리한 판소리 이론가.

소리꾼의 기본 요건 4가지 : 신재효는 판소리 소리꾼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으로 인물, 사설(辭說 : 오늘날의 아니리), 득음(得音), 너름새(오늘날의 발림)를 꼽았다.

현존 판소리에 관한 최초의 기록:
조선시대 영조 30년(1754)에 유진한(17-1791)이 쓴 『만화집(晩華集)』에 한문시로 된 <춘향가>의 사설이 실려 있다. 이로 미루어 늦어도 18세기 후반 경에 <춘향가>가 소리꾼들에 의해서 불려 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더늠:

1)‘더늠’이란 ‘더 넣는다, 더 늘어나다’ 는 의미를 가진 말인데, 뛰어난 소리꾼에 의하여 새롭게 짜여져 늘어난 소리 대목, 또는 어느 소리꾼이 특별히 잘 부르는 대목이나 작품, 혹은 어느 유파에 따라 계승되어 오는 특징적인 대목이나 음악 스타일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작곡자의 개념이 거의 없는 판소리에 작곡의 개념이 부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 <춘향가>의 ‘쑥대머리’는 임방울의 더늠이다.

2) 옛날 명창들이 특징 있는 가락으로 짜서 장기 삼아 부르던 판소리 대목


<쑥대머리>

<춘향가>의 한 대목으로 변학도에게 곤장을 맞고 옥에 갇힌 춘향이의 쑥대처럼 헝클어진 머리에 마치 귀신 같은 기괴한 몰골을 묘사한 곡으로 임방울 명창이 잘 불렀다고 한다.


<판소리의 성음>

‘성음’은 소리의 색깔이나 성질을 이르는 말이다. 판소리에서의 발성은 ‘통성’이라 하여 배아래 쪽에서부터 숨을 올려 내지르는데, 약간 거칠고 텁텁한 소리를 내개 된다. 기본적으로 껄껄하고 거친 목소리인 ‘수리성’을 사용하는데, 거칠지만 상대적으로 맑은 소리를 ‘천구성’이라 하여 가장 좋은 성음으로 여긴다. 명창 이동백이나 임방울의 성음이 여기에 해당된다.

통 성 : 뱃속에서 바로 위로 뽑는 소리
철 성 : 쇠망치와 같이 견고하고 강하며 딱딱한 소리
수리성 : 쉰 목소리와 같이 껄껄하게 나오는 소리
천구성 : 튀어나오는 소리, 즉 천연적인 명창의 성음
귀곡성 : 귀신 울음 소리 같이 사람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신비한 소리


<판소리의 조(調)>

계면조(界面調), 우조(羽調), 평조(平調)의 세 가지 조가 가장 중심이 되고 이 외에 경드름, 설렁제, 추천목 등이 있다.

계면조 : 판소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조. 남도민요인 ‘육자배기’ 같은 선율 구조로 되어 있어서 매우 슬픈 느낌이 든다. <춘향가> 중 ''''''''이별대목''''''''

우조 : 전통가곡(歌曲), 시조(時調)와 같은 성악 양식을 판소리에 적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평화스런 장면, 장엄한 장면, 웅장하고 씩씩한 느낌을 주는 장면에 사용된다. <춘향가> 중 ‘적성가 대목’, ‘긴 사랑가’ 대목.

평조 : 우조처럼 가곡, 시조의 스타일을 판소리로 짠 것으로, 우조보다 명랑하고 화창한 느낌을 준다. 기쁘거나 흥겨운 장면에 사용된다. <춘향가>중 ‘천자풀이’ 대목, 심청가중 ‘화초타령’ 대목.



9. 판소리 다섯마당의 눈대목

1)춘향가

<춘향가의 사랑가>

판소리 다섯 마당 중에서 문학성, 음악성, 연극적인 짜임새로 볼 때 가장 예술성이 높은 마당으로 꼽히는 춘향가에는 적성가,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박석티, 어사출도 등 들을만한 대목이 많지만 그 가운데서 사랑가를 알아 보겠다.
  
고금동서를 통하여 사랑타령처럼 많이 불린 노래가 있을까? 그러나 듣고 또 들어도 식상하지 않는 사랑노래가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이다. 사랑가는 진양 장단의 긴 사랑가와 중중모리 장단의 자진 사랑가로 이루어진다.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진 암캐를 물어다 놓고~”로 시작하는 진양장단의 긴 사랑가는 생전의 사랑뿐만이 아니라 사후의 기약을 이렇게 노래한다.
  
“너는 죽어 꽃이 되되 벽도홍 삼촌화가 되고 나도 죽어 범나비 되되, 춘삼월 호시절에 니 꽃송이를 내가 덤쑥 안고 너울너울 춤추거든 니가 날인줄 알려무나~”
  
진양장단에 짐짓 익살스런 창법의 음색으로 나비와 꽃, 인경과 인경 마치 같은 남녀를 각각 상징하는 글자로 사랑을 노래하던 긴 사랑가는 중중모리 장단의 아기자기한 자진 사랑가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로 이어진다.

<춘향가의 적성가>

진양조 장단의 느린 속도에 우조의 꿋꿋한느낌으로 부르는 대목으로 이몽룡이 광한루의 경치를 보고 감탄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춘향가의 어사출도 대목>

춘향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어사출도 대목은 숨이 곧 넘어갈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을 눈물이 날 정도로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피비린내 나는 복수의 칼날을 해학적으로 푸는 어사출또 대목이야말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는 신명나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암행어사 출도여! 암행어사 출도하옵신다. 두세번 부르난 소리, 하날이 담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수백명 구경꾼이 독담을 무너지닷이 물결같이 흩어지니~ 각읍 수령은 정신 잃고 이리저리 피신헐제, 하인 거동 장관이라. 수배들은 갓 쓰고 저의 원님 찾고, 봉인은 인궤 잃고 수박텅 안았으며~“로  묘사되는 이 대목은 동헌이 들썩거리는 난장판을 자진모리장단의 현란한 북 가락이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2)심청가

<심청가의 범피중류 대목>

심청가에는 범피중류, 방아타령, 화초타령, 심황후 사친가, 심봉사 눈뜨는 대목 등 들을만한 대목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이 팔려 선인들을 따라 배를 타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러 가는 대목인 범피중류가 특히 뛰어나 가히 심청가의 노른자위라고 할만하다.
  
“범피중류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로구나~”로 시작하는 이 대목은 느짓한 진양 장단에다 담담한 우조로 시작하여 심청의 절박한 심정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로 시작한다.
그러나 슬픔을 이면에 감춘 이 소리는 오히려 비장감을 더욱 느끼게 하여 극적인 효과를 높여준다.

인당수에서 인제수(人祭需)를 드리는 장면에서부터 높아지기 시작하는 북소리와 함께 분위기는 급변한다. “심청이 거동봐라. 샛별같은 눈을 감고, 초막자락 무릎 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까지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가 느려지면서 “만경창파 갈매기 격으로 떴다 물에가 풍!”을 그림으로 그리듯이 부른다.
  “풍”소리와 함께 일순간 숨이 막힐 것 같은 정적이 고요하게 흘러 풍랑이 가라앉은 것을 묘사한 후 “행화는 풍랑을 쫓고 ~”가 진양 장단에 얹혀져 이어진다. 느린 진양 장단에서 점점 빨라지는 장단의 변화와 함께 잘 짜여진 소리는 이 대목을 한층 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범피중류 대목은 명창 김소희가 가장 즐겨 부르는 대목으로 유명하다.


[김소희의 범피중류]

김소희의 심청가는 원래 박유전-이날치-김채만-박동실-김소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서편제이며, 한애순의 심청가와 계보가 같다. 이 바디의 특징은 부침새(리듬의 변화)와 시김새(목소리의 기교)가 다른 유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며, 음악적 짜임이 극히 정교하다. 이 범피중류 대목이야말로 그러한 특징이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동백의 범피중류가 우람하고 장엄한 맛을 지닌다면, 이 바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밀한 음악적 구성과 그리고 한 치의 여백도 없이 정교하게 놓은 수틀처럼 화려한 기교들로 꾸며져 있다.


3)흥보가

<흥보가의 제비노정기와 박타령>

흥보가에서 유명한 대목은 놀보심술, 돈타령, 중타령, 제비노정기, 박타령 등이다. 제비노정기는 흥보 제비가 은혜 갚을 박씨를 물고 강남에서 흥보 집까지 오는 과정을 노래한 것으로 근대5대 명창중의 한 사람인 김창환이 만든 것이다.
   
“흑운 박차고, 백운 무릎쓰고, 거중에 둥둥 높이 더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은 지척이요, 동해 창망하구나~”로 시작하는 제비노정기는 중중모리몰이 장단의 흥겹고 힘찬 가락이 일품이며 제비가 우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자진 휘몰이로 부르는 박타령은 “흥보가 좋아라고. 흥보가 좋아라고, 궤 두 짝을 톡톡 털어 붓고 나니 도로 수북, 톡톡 털어 붓고 돌아섰다 돌아보면 쌀과 돈이 도로 하나 가득허고~”를  혀가 안 돌아갈 정도로 빨리 불러야 하는 대목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랩송을 연상시킨다.


4)적벽가

<적벽가의 적벽강 싸움 대목>

판소리 적벽가에서는 삼고초려, 군사 설음타령, 자룡이 활쏘는 대목, 적벽강 싸움, 조조가 패주하는 대목인 새타령 등이 들을만 한데, 이중에서 긴박한 장면을 자진모리 장단에 얹어 해학적으로 그려낸 적벽강 싸움이 적벽가의 눈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일등명장 다 죽는다. 숨 멕히고, 기 멕히고, 쌀도 맞고, 불에 타고, 물에 빠져 일시에 다 죽는다. 앉어 죽고, 서서 죽고, 가다 죽고, 오다 죽고, 무단히 죽고, 남이 죽으니 따러 죽고, 죽어보면 어떤가 허고 죽고~”


5)수궁가

<수궁가의 고고천변 대목>

병이 든 용왕이 토끼간이 약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자라더러 토끼를 꾀어 용궁에 데려오게 하나, 토끼는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세상으로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수궁가 중에서 많이 불리는 대목은 토끼화상, 고고천변, 자라 토끼 만나는 대목, 토끼 삼재팔란, 토끼기변, 토끼 세상에 나오는 대목이 유명하다.
이 가운데서 토끼 화상과 고고천변은 가야금 병창으로, 또 고고천변은 단가로도 불리는 이름난 대목이다. 특히 중중모리 장단에 평우조로 부르는 고고천변은 자라가 육지로 나오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역대 명창들이 즐겨 부르는 대목이다.




10. 판소리 명창

1) 박록주(春眉 朴綠珠, 1905 - 1979)

경상북도 선산군 출생으로 고전적 명문의 법통소리를 고루 익힌 정통파 여류명창이다. 성량이 거대하여 대마디 대장단의 동편소리의 특징을 진중하게 붙이거니와 모지락스럽게 맺고 끊는 점이 그 특색이다. 흥보가와 춘향가에 장하고, 그 특장으로 축음기에 취입된 것이 수편 있다.

2) 박동진(忍堂 朴東鎭, 1916 - 2003)

17세 김창진 문하생으로 판소리 입문. 판소리 완창의 선구자. 1968년 ‘흥보가’ 5시간 완창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판소리 다섯마당을 연속 완창함으로써 판소리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3) 박송희(朴松熙, 1927)

전남 화순군 출생으로 박록주 명창의 동편의 법통을 이은 ‘흥보가’를 전수받아 2002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4) 오정숙

5) 안숙선(1950 - )

열 살 때 전국학생명창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고 고창 출신 김소희(1917 ~ 1995) 명창에게서 ‘춘향가’,‘심청가’를 배워 소리꾼의 명성을 쌓았다.
 
1989년 가야금 병창 준(準)인간문화재가 됐고 199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와 병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현재(2008)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주 세계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8년 제18회 동리대상 수상



11. 민요의 분류

 민요(民謠)

민요는 한 겨레의 인정, 풍속, 생활 감정 따위를 나타내어 민간에 전하여 오는 순박한 노래로 민중 가운데 생성되고 향유되며 전승되어 온 노래이다.
민요는 특별할 재주나 기교가 없이도 이 땅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들고 부를 수 있었으며, 그것을 즐기는데도 특별한 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민요는 집단적 익명성을 바탕으로 생성 유지되어 온 민(
)의 노래()인 것이다.
우리 민요는 대략 200여종이 되며 거의 대부분이 노동요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논농사는 무엇보다도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서로의 호흡을 맞추고 노동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많은 노동요가 불리어지게 되었다.

특히, 서부 평야지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도작농업 노동요가 불려져 왔으며, 해안과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어업 노동요, 그리고 동부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답작 노동요가 불리어 졌다.

민요는 민요의 성격에 따라 토속민요와 통속민요로 구분하며, 지역 혹은 음악적 특징에 따라 경기민요(서울·경기), 서도민요(황해도·평안도), 동부민요(경상도·강원도·함경도), 남도민요(전라도), 제주도민요로 구분된다. 또한 민요의 기능에 따라 노동요(논매는 소리,방아 타령,베틀가, 노젓는 소리 등), 의식요(섣달이나 정초에 지신을 밟고, 성조신께 축원을 올리며, 장례식 때 불리는 만가, 제액초복을 빌어주는 고사 덕담이며 불교 신앙에서 발생한 염불, 탑돌이 노래, 회심곡 등), 유희요(놀이를 할 때,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로, 강강술래, 재미있는 설화를 붙인 설화요, 각종 타령 등)로 구분되기도 하고, 향유 계층에 따라 성인요, 부녀요, 아동요 등으로 구분될 수도 있다.

민요는 발생 시기, 전파의 범위, 세련도, 전창자의 신분 등의 기준에 따라 토속민요와 통속 민요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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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민요는 비교적 발생 시기가 오래 되었으며, 좁은 지역에서 불리우고, 소박 단순하고, 토속민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성장하여 전창되어 온 소리이다. 농부가, 김매는 소리, 그물 당기는 소리, 가래소리, 상여소리, 지경다지기소리 등이 토속민요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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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민요는 비교적 발생 시기가 가깝고, 넓은 지역에서 불리우며, 예술적이고 기교적이며, 본래 전문 예능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불리우다가 일반에 널리 퍼진 소리이다. 보렴, 화초사거리, 닐리리야, 창부타령, 태평가 등이 통속민요에 속한다.

민요의 가창 방식

1   선후창 방식 = 메기고 받는 형식
앞소리꾼: 앞소리(선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일제히 뒷소리를 받는 방식. 대부분의 민요는 이렇게 선후창 방식으로 불리어 진다.

2   교환창 방식
연행자들이 한 사람씩 돌려가며 부르거나 집단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교대로 부르는 방식

3   독창 혹은 제창 방식
이것은 반복하는 후렴구가 없이 가사가 통절 형식으로 짜여진 노래의 가창 방식.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혹은 여럿이서 함께 부르는 방식

1)동부민요 - 메나리조

동부민요란 태백산맥 이동의 동부지방, 즉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의 동부지방에서 불리는 민요를 말한다. 이들 지역에서 불리는 노래들은 서로 비슷한 음악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메나리조라고 하는 독특한 음계구조를 갖고 있다.

메나리조는 미 솔 라 도 레의 오음음계로 이루어져 있다.

<강원도민요>
정선아리랑, 강원도아리랑, 한오백년

<함경도민요>
신고산타령, 궁초댕기, 애원성

<경상도아리랑>
성주풀이, 밀양아리랑, 뱃노래, 쾌지나칭칭나네, 보리타작소리, 튀전타령, 골패타령, 담바구타령


강원도 민요는 소박하고 애절하다. 느린 3박자로 읊듯이 엮어나가는 정선아리랑은 중간에 고음으로 치솟아 폭발하듯이 부르는 ‘정성을 말고~’부분에 이르면 애원처장하며 가슴을 저미는 듯하다.

이 정선아리랑에서 경기지방의 긴아리랑이 파생되어 나온 것으로 보여 진다.

경상도 민요는 대개 빠른 장단이 많이 쓰여 경쾌하고 힘이 있다. (자진 쾌지나칭칭나네)


2) 경기민요 - 경조 (경토리)

경기민요는 경기도와 충청도 일부에서 불려지는 민요를 말하는데 맑고 유창한 소리를 특징으로 하며 경쾌한 장단의 명랑한 노래들이 많다.

조는 평조와 계면조가 많이 쓰이며 아리랑은 평조, 한강수 타령은 계면조이다.

경기민요로는 긴 아리랑, 아리랑, 창부타령, 노래가락, 방아타령, 잦은 방아타령, 양산도, 경복궁타령, 풍년가, 한강수타령, 베틀가, 는실타령, 이별가, 군밤타령, 청춘가, 태평가 등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리랑은 긴 아리랑에서 나왔다. (긴 아리랑 – 구조 아리랑 – 본조 아리랑)

무가에서 나온 창부타령과 노래가락은 전문적인 소리꾼들의 멋이 듬뿍 담긴 노래로서 경기민요의 시김새를 맛볼 수 있는 노래이다.

방아타령과 양산도 그리고 경복궁타령은 서양음악을 전공한 성악가나 합창단에 의해서도 많이 불려지는 노래인데 경쾌한 장단의 명랑한 노래이다.


3) 서도민요 - 수심가조

서도민요는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불리는 민요들을 가리키는데 콧소리로 가늘게 떠는 것이 특징적이다.

서도민요로는 평안도의 수심가, 엮음 수심가, 긴아리, 자진아리, 안주 애원성, 배따라기, 자진배따라기, 관산융마(시창)와 황해도의 산염불, 자진염불,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연평도난봉가, 사설난봉가, 사리워난봉가, 병신난봉가, 숙천난봉가, 몽금포타령 등이 있다.

같은 서도민요라도 평안도의 수심가는 매우 구성지고 애절하며 일정한 장단없이 부르는데 비해 황해도의 난봉가류의 노래는 매우 흥겨우며 중몰이나 굿거리같은 일정한 장단에 얹어 부른다.


4) 남도민요 - 육자배기조

남도소리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충청도 일부와 경상남도 서남부 일대의 민요를 말하는데 굵은 목을 눌러서 내는 극적인 목소리로 노래한다.

골격 음은 미․라․시이다. ‘미’는 굵게 떨어주고, ‘라’는 그냥 평으로 내고, ‘시’는 도에서 꺾어 내는데 이러한 남도소리의 독특한 토리를 육자배기조, 또는 남도계면조라고 부른다.
남도민요로는 진도아리랑, 육자배기, 자진육자배기, 농부가, 자진농부가, 새타령, 흥타령, 강강수월래, 개고리타령, 남원산성 등이 있다.
 
이 가운데서 세마치장단의 진도아리랑은 영화 서편제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으며, 진양장단으로 느짓하게 불러나가는 육자백이는 처절한 느낌의 강렬한 표출미가 일품이다.


5) 제주도민요

통속민요는 많지 않고 밭농사와 바닷일과 관련된 토속민요가 많이 전승되고 있다.

제주민요의 음악적 특징은 경기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음구성과 특징을 많이 나타내고 있으며 그 외에 동부지역의 메나리토리, 서도지역의 수심가토리 등이 나타난다.

오돌또기가 소리꾼들에 의해서 불려 져서 널리 알려진 노래가 되었으며 그 외에 이야흥타령, 서우제소리, 이여도사나, 멸치후리는 소리, 밭 밟리는 소리, 김매기소리, 맷돌소리, 중타령 등이 있다.
 
이여도사나는 김녕지방의 고기잡이 소리인데 이여도사나를 반복하는 가운데 늘어놓는 제주도 사투리가 재미있는 노래이다. 말을 이용하여 밭을 밟으면서 부르는 소리는 제주도에만 있는 민요인데 성읍지역의 밭 밟리는 소리가 유명하다.



멕받| 2009.06.05 11: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경기잡가 보충>

경기잡가란 예부터 서울 경기지방에서 발달한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경기소리에는 크게 민요와 잡가 2가지가 있는데, 경기잡가는 비교적 사설이 긴 소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경기잡가의 종류에는 휘몰이잡가, 산타령, 12잡가를 아울러 흔히 경기잡가라 하는데, 이는 노래를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또 구분을 한다.

선소리 산타령은 소리를 서서하기 때문에 ‘입창’이라고 하고, 그 별칭으로 ‘선소리’가 사용된다.
12잡가는 앉아서 부르기 때문에 ‘좌창’이라고 부르나, 앉아서 부른다고 하여 별칭을 ‘앉은소리’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 12잡가는 열두개의 노래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유산가,적벽가,제비가,소춘향가,선유가,집장가,형장가,평양가,달거리,십장가,출인가,방물가 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십장가,달거리,방물가는 비교적 나중에 만들어진 소리들이다.

이들 12잡가는 조선시대 말에 불려지기 시작해서 일제강점기에 하나의 장르로서 형성된 노래라고 보면된다.

경기소리꾼들이 즐겨부르는 ‘회심곡’은 12잡가나 휘몰이잡가, 또 산타령에 드는 노래는 아니지만, 경기잡가에는 이 큰 3가지의 잡가 말고도 다양한 잡가들이 있다. 회심곡은 원래 불가의 노래인데 경기소리꾼들이 그 선율이나 가사가 너무 좋기 때문에 흉내를 내서 부르면서 이제는 널리 전승이 되고 경기소리의 대표적인 장르로까지 자리매김한 소리이다.

경기잡가 가운데 산타령, 12잡가와 더불어서 경기잡가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휘몰이잡가’이다. 휘몰이잡가는 통상적으로 앉아서 부르기 때문에 ‘좌창’이고, 그 장단이 급격하게 휘몰아친 다해서 ‘휘몰이잡가’ 또는 ‘휘모리잡가’라고 보통 부른다.
이 휘몰이 잡가에는 기생타령, 바위타령, 육칠월, 병정타령, 비단타령등 12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기12잡가, 휘몰이잡가와 더불어 경기잡가를 이루고 있는 큰 카테고리가 바로 ‘산타령’ 이다. 이 경기 산타령은 현재 전국적으로 널리 불리고 있는 산타령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산타령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북한쪽으로 넘어가서 ‘서도산타령’이 되고, 남도로 가서 ‘남도선소리’가 된다.

이 경기산타령은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 개고리타령까지가 한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 산타령은 보통 ‘사당패’들에 의해서 전승이 되었다 하는데, 그 중에서도 남성소리꾼들에 의해서 전승이 되다가, 일제강점기에 여류명창들도 이 산타령을 배우면서 지금은 남자 소리꾼보다는 여자 소리꾼에의해서 더 널리 불리고 있다.
산을 예찬한 노래이기 때문에 ‘산타령’인데, 여류명창들이 부르는 산타령은 아기자기한 맛이 더해진다.
멕받| 2009.06.05 11:3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종묘제례악 보충>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신위를 봉안한 종묘에서 제례를 올릴 때 연주하는 음악이다. 1964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종묘제례악>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으로도 선정되어 세계적으로 보전,계승시켜야할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의 역대 제왕을 섬기는 종묘제례시 연행되는 악(보태평·정대업·진찬악 등), 가(악장), 무(일무) 일체를 일컫는다. 조선조 세종대(1418~1450)에 연례악(궁중의 조회 및 연회 때 연주되던 음악)으로 창제된 보태평(조종(祖宗)의 문덕(文德)을 찬양하는 음악)과 정대업(무공(武功)을 찬양하는 음악)은 세조 9년(1463)에 제례악(천신(天神) ·인신(人神) ·지신(地神)의 제향(祭享)에 쓰이는 음악)으로 채택되어 제례에도 연주됐으나, 연례는 간간이 연주됐다. 지금은 제례악으로만 연주되고 있다. 보태평과 정대업이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된 후 전승되는 과정에서 악곡·악기편성 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멕받| 2010.06.07 13: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판소리 보충>
1. 판소리는 영조 무렵에 12마당(송만재:관우희觀優戱 – 배비장전,변강쇠타령,옹고집전,장끼타령,왈자타령,가짜신선타령,강릉매화전)이 불려졌으나 19세기 말 신재효에 의해 6마당으로 정리되었고 오늘날에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5마당만이 전해진다.

2.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
서민들을 지지 기반으로 발전해왔던 판소리는 광장이나 마당과 같은 야외에서 공연되다가 19세기 전반에 들어 중인, 부호층과 양반층의 경제적 후원아래, 누상(樓上)이나 방안(房中)을 포함하여 그 무대가 확대된다. 또한 양반 사대부를 중심으로 한 식자층이 주요 청중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판소리의 성격은 양반 특유의 미의식에 영향을 받게 되고 자연스레 판소리 사설의 내용 역시 양반취향의 점잖은 내용과 한문투의 사설로 다듬어 진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대표적으로 영향을 끼친 인물로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1812-1884)를 들 수 있다.
 
조선말기 향리(鄕吏)들은 축적된 부(富)를 바탕으로 판소리를 비롯한 민속예능을 지원하고 주최했던 집단이다. 신재효 역시 고창현의 아전을 지낸 인물로, 판소리사에 끼친 그의 업적은 매우 크다.
 
신재효는 넉넉한 재력을 바탕으로 판소리 광대들을 경제적으로 후원했으며, 이날치, 박만순, 김세종, 정창업 같은 당대의 명창과 교유(交遊)하며 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을 비롯한 수많은 판소리 명창을 양성했다. 또한 당시까지 구전심수로 전승되어 오던 열 두마당의 판소리 중 <춘향가>, <퇴별가>, <심청가>, <박타령>, <적벽가>, <변강쇠가>를 정리하여,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한 여섯 마당의 판소리 외에 단가(短歌)를 창작, 수집, 정리하는 등 판소리사에 커다란 공적을 남겼다.
 
신재효는 조선후기 경제적 부를 축적했던 계층들 가운데 생산적인 소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판소리 명창을 후원하고 소리꾼을 양성함은 물론이요, 고창현 관아나 경복궁 복원사업에 적지 않게 재정적 후원을 했다. 또한 굶주린 백성을 구휼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가선대부(嘉善大夫), 통정대부(通政大夫) 등의 벼슬을 하사받기도 했다.

3. 판소리의 제
‘제’는 전승되는 계보를 가리키는 말로, 소위 ‘유파’라고 하여 음악적 특성이나 전승 지역에서 일정한 동질성을 보인다.
‘바디’는 ‘받다’에서 나온 말로 생각되며, 소리의 짜임과 음악적 내용이 같은 것을 말한다.
동편이든 서편이든 같은 제에 속하더라도 바디가 다를 때는 소리의 짜임과 음악적 내용이 다를 수 있다. 즉 ‘바디’는 ‘제’에 포함되는 용어로서, 더 큰 범주인 동편제 서편제와 같은 ‘제’의 하위개념으로 사용된다.

전승지역에 따른 구분은 20세기에 들어 명창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또한 전승계보에 따른 구분의 경우 역시 스승에게 배운 소리를 자기화하는 과정에서 소리가 변하거나 여러 스승의 소리를 섭렵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소리제가 후대에서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음악적 특색에 따른 구분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실 모든 판소리가 공유하는 특성이라고 할 때, 현재 전승되는 판소리에서 동편, 서편, 중고제의 구분은 모호할 뿐 만 아니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멕받| 2012.05.21 21: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4. '一字一音'식과 '一字多音'식 음악
'일자일음'식 음악은 글자 하나에 음이 하나씩 붙는 형식이고, '일자다음'식 음악은 글자 하나에 음이 여러 개 붙는 형식이다. 중국 음악은 일자일음식이고, 우리 음악은 일자다음식이 많다. 일자다음식이란 예를 들면 가곡 <초삭대엽>에서 '동창이 밝았느냐"라는 가사를 노래할 때 '동차아앙이히이 밝아아아아으핫느으냐아....'라는 식으로 가사를 풀어 여러 개의 음을 붙여 발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자다음식 음악에서는 일자일음식 음악에서 볼 수 없는 시김새가 자연히 많아지고, 중요한 가사는 빨리 붙여 의미를 전달하되, 모음이나 조사 같은 가사는 여러 가지 음악적 변화를 가미하는 국악 특유의 '어단성장語短聲長'의 기법이 생겨났다.
예외적으로, 중국에 연원을 둔 음악 중 <문묘제례악>이나 <보허사>처럼 오랜 세월 동안 본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음악의 경우 일자일음의 구조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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